노래에서 prod.는 무슨 뜻일까? 음악 프로듀서가 하는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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힙합이나 전자음악을 찾아 듣다 보면 곡 제목이나 설명에서 이런 표시를 발견할 때가 있습니다.

prod. OOO

아티스트 이름은 익숙한데 그 뒤에 붙은 이름은 처음 보는 경우도 있습니다. 자연스럽게 prod.가 무엇을 뜻하는지 궁금해집니다.

앞서 살펴본 feat.가 다른 아티스트의 참여를 표시할 때 사용된다면, prod.는 보통 produced by, 즉 누가 그 음악을 프로듀싱했는지를 알려주는 표현으로 사용됩니다.

그런데 여기서부터가 조금 어렵습니다.

가수는 노래를 부르고 기타리스트는 기타를 연주한다고 하면 역할을 떠올리기 쉽습니다. 반면 프로듀서에게 “그래서 정확히 무엇을 하는 사람인가요?”라고 물으면 한 문장으로 답하기가 어렵습니다.

비트를 만드는 사람일 수도 있고, 녹음실에서 아티스트에게 방향을 제안하는 사람일 수도 있습니다. 악기와 사운드를 선택하고 곡의 구성을 바꾸는 데 관여하기도 합니다.

왜 이렇게 설명의 범위가 넓을까요?

그 이유를 알려면 완성된 노래에서 거꾸로 제작 과정을 바라볼 필요가 있습니다.


노래를 완성본이 아니라 ‘결정의 결과’라고 생각해보자

좋아하는 노래 한 곡을 재생해봅니다.

첫 10초만 들어도 여러 가지가 결정되어 있습니다.

드럼은 어떤 소리인지, 베이스는 얼마나 크게 들리는지, 보컬은 언제 들어오는지, 악기는 몇 개가 겹쳐 있는지, 후렴에서는 어떤 부분이 커지는지 등이 이미 정해져 있습니다.

우리는 완성된 결과를 한꺼번에 듣기 때문에 이런 요소들이 원래부터 하나의 노래였던 것처럼 느낍니다.

하지만 제작 과정에서는 수많은 선택이 필요합니다.

예를 들어 곡의 시작을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처음부터 보컬을 넣을 것인가.
드럼을 먼저 들려줄 것인가.
신디사이저를 추가할 것인가.
후렴에서 악기를 더 쌓을 것인가.
보컬을 건조하게 둘 것인가, 공간감이 느껴지게 만들 것인가.

이런 음악적·기술적 선택을 함께 조율하면서 하나의 녹음물이 어떤 모습으로 완성될지 만드는 역할이 음악 프로듀싱과 연결됩니다.

그래서 프로듀서를 단순히 ‘녹음 버튼을 누르는 사람’이나 ‘비트를 만드는 사람’이라고만 정의하면 실제 역할을 충분히 설명하기 어렵습니다.


프로듀서는 곡마다 하는 일이 다를 수 있다

음악 프로듀서의 역할이 헷갈리는 가장 큰 이유는 모든 프로듀서가 똑같은 방식으로 일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어떤 프로듀서는 작곡 단계부터 깊게 참여합니다.

코드 진행이나 멜로디에 의견을 내고, 악기 편성을 바꾸고, 곡의 구조를 함께 설계할 수 있습니다.

어떤 프로듀서는 사운드 제작에 강하게 관여합니다.

드럼과 신디사이저의 음색을 고르고 프로그래밍하며, 샘플을 활용하거나 곡의 전체적인 질감을 만들어냅니다.

또 다른 프로듀서는 아티스트와 연주자, 엔지니어 사이에서 전체 녹음 과정을 조율하는 역할을 크게 맡을 수 있습니다.

장르와 시대에 따라서도 프로듀서의 모습은 달라졌습니다.

밴드가 스튜디오에서 연주하는 음악의 프로듀서와, 노트북과 소프트웨어를 중심으로 제작되는 현대 전자음악이나 힙합의 프로듀서가 실제로 하는 일이 완전히 같을 필요는 없습니다.

따라서 음악에서 Producer라는 크레딧을 발견했을 때는

“이 사람이 정확히 어떤 버튼을 눌렀을까?”

보다

“이 녹음물이 지금과 같은 형태로 완성되는 과정에 어떤 역할로 참여했을까?”

라고 보는 편이 이해하기 좋습니다.


힙합에서 말하는 ‘프로듀서’는 왜 비트를 떠올리게 할까?

특히 힙합을 듣다 보면 프로듀서라는 말을 비트(beat)와 함께 접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드럼 패턴을 만들고, 샘플이나 신디사이저를 사용하고, 베이스를 넣어 래퍼가 랩할 음악적 바탕을 만드는 사람이 프로듀서로 알려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prod. by OOO를 보고

“이 비트를 만든 사람이구나.”

라고 이해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실제로 특정 작업에서는 상당히 가까운 설명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비트메이커(beatmaker)와 프로듀서를 언제나 완전히 같은 말로 취급하는 것은 조심할 필요가 있습니다.

비트메이킹은 말 그대로 비트를 만드는 작업에 초점을 둔 표현입니다.

반면 프로듀싱은 경우에 따라 비트 제작을 포함하면서 녹음 방향, 편곡, 보컬 디렉팅, 사운드 선택과 전체 제작 과정까지 더 넓게 관여할 수 있습니다.

한 사람이 비트메이커이면서 동시에 프로듀서일 수도 있고, 여러 사람이 제작 과정의 서로 다른 부분을 맡을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실제 음원의 크레딧을 보면 Producer가 한 명이 아니라 여러 명인 경우도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습니다.


같은 곡을 프로듀서의 귀로 한번 들어본다면

프로듀서가 하는 일을 이해하기 위해 꼭 음악 제작 프로그램을 배울 필요는 없습니다.

평소 듣던 노래를 조금 다르게 들어보면 됩니다.

이번에는 보컬의 가사보다 보컬 주변에서 일어나는 일에 집중합니다.

도입부

곡은 무엇으로 시작하나요?

목소리가 바로 등장하는지, 악기만 먼저 나오는지 들어봅니다. 첫 몇 초만으로도 곡의 인상을 만드는 선택이 있습니다.

벌스

보컬이 시작됐을 때 악기가 줄어드는지 들어봅니다.

보컬을 잘 들리게 하기 위해 편곡이 비교적 단순해질 수도 있고, 반대로 계속 많은 소리가 유지될 수도 있습니다.

후렴

벌스에서 후렴으로 넘어갈 때 무엇이 달라지는지 찾아봅니다.

드럼이 강해질 수도 있고, 베이스가 달라질 수도 있습니다. 코러스 보컬이나 신디사이저가 추가되면서 갑자기 공간이 넓어진 것처럼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

마지막 부분

곡이 어떻게 끝나는지도 선택입니다.

갑자기 멈추는지, 반복하면서 서서히 사라지는지, 마지막에 악기를 덜어내는지 들어봅니다.

이렇게 한 곡을 듣고 나면 프로듀싱이라는 말이 조금 구체적으로 느껴집니다.

프로듀싱은 단지 소리를 하나 만드는 작업이 아니라 여러 요소를 선택하고 배치해 완성된 음악의 형태를 만드는 과정과 연결되어 있습니다.


Producer, Composer, Songwriter가 모두 보인다면?

Spotify나 음반의 상세 크레딧을 보다 보면 Producer 외에도 여러 역할이 등장합니다.

대표적으로 Composer와 Songwriter가 있습니다.

여기에서 모든 용어를 한꺼번에 같은 의미로 받아들이면 크레딧을 읽기가 어려워집니다.

우선 아주 크게만 나눠보면,

Producer는 녹음물의 제작과 사운드 및 전체적인 완성 과정에 관여하는 역할을 가리키고,

Composer는 음악을 작곡한 사람을 나타내는 표현이며,

Songwriter는 노래를 쓰는 사람을 의미합니다.

하지만 실제 크레딧에서는 장르와 작품, 서비스가 사용하는 메타데이터에 따라 역할 표시 방식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한 사람이 여러 역할을 동시에 맡는 경우도 많습니다.

예를 들어 어떤 음악가는 직접 곡을 쓰고 노래하면서 프로듀싱까지 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프로듀서 = 작곡을 하지 않는 사람

이라고 생각하는 것도 맞지 않습니다.

역할의 이름이 다르다는 것과 한 사람이 여러 역할을 맡을 수 있다는 것은 동시에 성립합니다.

작곡가와 송라이터는 정확히 무엇이 다른가?라는 문제는 여기에서 전부 설명하기보다 별도로 살펴보는 편이 좋습니다. 실제 음악 크레딧을 읽으려면 이 둘의 관계만으로도 충분히 하나의 이야기가 되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엔지니어는 프로듀서와 무엇이 다를까?

음악 크레딧을 조금 더 내려가면 Recording Engineer, Mixing Engineer, Mastering Engineer 같은 이름도 만날 수 있습니다.

이들도 음악의 소리를 만드는 데 중요한 사람들입니다.

그렇다면 모두 프로듀서라고 부르면 되지 않을까요?

그렇지는 않습니다.

예를 들어 레코딩 엔지니어는 녹음 과정의 기술적인 부분을 담당하고, 믹싱 엔지니어는 녹음된 여러 트랙의 음량·위치·음색 등을 조절해 하나의 믹스로 만드는 작업을 담당합니다.

마스터링 엔지니어는 최종 믹스를 발매에 적합한 형태로 다듬는 마지막 단계에 관여합니다.

프로듀서가 이 작업 중 일부를 직접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현대의 개인 음악 제작 환경에서는 한 사람이 작곡부터 녹음, 프로듀싱, 믹싱까지 여러 역할을 맡기도 합니다.

하지만 역할 자체의 의미가 모두 같은 것은 아닙니다.

영화에서 감독, 촬영감독, 편집자가 하나의 작품을 함께 만들지만 같은 직무가 아닌 것과 비슷하게 생각하면 이해하기 쉽습니다.


prod.를 발견하면 실제 크레딧까지 내려가보자

다음에 좋아하는 노래에서 prod. 또는 Produced by라는 표시를 발견하면 프로듀서의 이름을 한 번 눌러보거나 검색해보는 것도 재미있습니다.

그리고 그 사람이 만든 다른 곡을 몇 개 살펴봅니다.

같은 프로듀서가 참여한 서로 다른 아티스트의 곡에서 비슷한 특징이 발견될 수도 있습니다.

드럼의 질감일 수도 있고, 신디사이저의 사용 방식일 수도 있습니다. 보컬을 배치하는 방법이나 곡이 전개되는 방식에서 공통점을 느낄 수도 있습니다.

반대로 전혀 다른 음악처럼 들릴 수도 있습니다.

그것 역시 이상하지 않습니다.

좋은 프로듀싱이 반드시 프로듀서 자신의 특징을 모든 곡에 똑같이 찍어내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기 때문입니다. 아티스트와 곡이 원하는 방향에 따라 역할과 결과는 달라질 수 있습니다.

이렇게 듣기 시작하면 평소 화면에서 지나쳤던 작은 이름들이 조금씩 의미를 갖기 시작합니다.


한 곡에는 생각보다 많은 이름이 숨어 있다

스트리밍 화면에서 가장 먼저 보이는 것은 보통 곡 제목과 아티스트 이름입니다.

그래서 음악 한 곡을 자연스럽게 ‘그 가수의 노래’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크레딧을 열어보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프로듀서가 있고, 송라이터와 작곡가가 있으며, 여러 연주자와 엔지니어가 있을 수 있습니다.

prod.라는 짧은 표시는 그 뒤에 있는 제작 과정으로 들어가는 작은 입구입니다.

앞으로 음악에서 prod. OOO를 발견한다면 단순히 ‘비트를 만든 사람’이라고 외우고 지나치기보다 한 번쯤 이렇게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이 사람은 이 노래가 지금처럼 들리도록 만드는 과정에서 무엇을 결정했을까?

그 질문을 가지고 다시 노래를 들으면 도입부와 드럼, 보컬 뒤의 공간, 후렴에서 추가되는 악기처럼 전에는 그냥 지나쳤던 요소들이 하나씩 들리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크레딧을 조금 더 내려가면 다음 질문도 자연스럽게 생깁니다.

작곡가와 송라이터는 같은 사람일까?

그 차이를 이해하면 음악 크레딧에서 읽을 수 있는 정보가 한 단계 더 많아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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