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otify나 YouTube에서 음악 제목을 보다 보면 아티스트 이름 뒤에 낯익은 표시가 하나 붙어 있을 때가 있습니다.
feat.
예를 들어 이런 식입니다.
Mark Ronson – Uptown Funk (feat. Bruno Mars)
음악을 많이 듣지 않더라도 feat.가 다른 가수가 함께 참여했다는 뜻이라는 정도는 쉽게 짐작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조금 자세히 들여다보면 궁금한 점이 생깁니다.
두 사람이 함께 노래했는데 어떤 곡은 feat.라고 쓰고, 어떤 곡은 두 아티스트의 이름을 나란히 표시합니다. 또 다른 곡에는 with가 붙기도 합니다.
그리고 음악 정보에서 자주 보이는 prod.까지 등장하면 더욱 헷갈립니다.
feat.는 단순히 ‘같이 노래했다’는 뜻일까요?
이 작은 표시를 이해하면 노래 제목에서 생각보다 많은 정보를 읽을 수 있습니다.
feat.는 featuring을 줄인 말이다
feat.는 영어 featuring을 줄여 표시한 말입니다.
음악에서는 일반적으로 주된 아티스트의 곡에 다른 아티스트가 참여했다는 것을 나타낼 때 사용합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누가 메인이고 누가 게스트인가’라는 관계입니다.
앞의 예를 다시 보면,
Mark Ronson – Uptown Funk (feat. Bruno Mars)
라는 표기는 Mark Ronson이 주된 아티스트로 제시되고 Bruno Mars가 피처링 아티스트로 참여한 형태임을 보여줍니다.
한국에서는 이를 그대로 피처링이라고 부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피처링이라고 해서 반드시 짧게 한두 마디만 노래한다는 뜻은 아닙니다.
곡에 따라 한 절을 담당할 수도 있고, 랩 파트를 맡을 수도 있으며, 후렴이나 보컬의 상당 부분에 참여할 수도 있습니다. 보컬이나 래퍼가 아닌 연주자가 피처링으로 표시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즉 feat.만 보고 참여 분량을 판단할 수는 없습니다.
핵심은 분량보다 해당 곡에서 참여 아티스트가 어떤 크레딧으로 소개되고 있는가에 있습니다.
피처링을 직접 찾아 들어보면
이번에는 용어 설명보다 음악을 먼저 들어보겠습니다.
Daft Punk – Get Lucky (feat. Pharrell Williams and Nile Rodgers)
이 곡은 피처링이라는 개념을 살펴보기에 재미있는 사례입니다.
먼저 보컬을 들어보면 Pharrell Williams의 목소리가 곡의 중요한 부분을 차지합니다.
그런데 피처링은 보컬에서 끝나지 않습니다.
기타를 들어보면 Nile Rodgers 특유의 리듬 기타가 곡의 그루브를 만드는 핵심 요소로 들립니다.
즉 피처링 아티스트는 단순히 ‘잠깐 등장하는 유명인’이라고 생각할 필요가 없습니다. 경우에 따라서는 그 사람이 가진 목소리나 연주 스타일이 곡의 성격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가 되기도 합니다.
이런 식으로 피처링 정보를 먼저 확인한 뒤 음악을 들으면 새로운 듣기 방법이 생깁니다.
“이 사람은 이 곡에서 무엇을 하고 있을까?”
목소리가 언제 등장하는지, 다른 래퍼의 벌스가 어디서 시작되는지, 특정 연주자가 어떤 소리를 담당하는지 찾아보는 것입니다.
피처링 크레딧은 음악을 듣기 전에 만나는 작은 안내판처럼 사용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왜 어떤 노래에는 feat.가 없을까?
여기서 조금 복잡해집니다.
두 유명 아티스트가 함께 참여했다고 해서 모든 곡에 반드시 feat.가 붙는 것은 아닙니다.
어떤 곡은 두 사람을 공동 주 아티스트(co-primary artists)처럼 나란히 표시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음원 서비스에서 아티스트 이름 사이에 &가 사용되거나 두 아티스트가 모두 주요 아티스트로 등록되어 있는 경우가 있습니다.
겉으로 보면 비슷합니다.
A feat. B
A & B
둘 다 A와 B가 같은 곡에 참여했다는 사실은 알 수 있습니다.
하지만 크레딧의 의미는 완전히 같다고 볼 수 없습니다.
A feat. B는 일반적으로 A가 주 아티스트이고 B가 피처링 아티스트라는 관계를 보여주는 반면, A & B처럼 공동으로 표시되는 경우에는 두 아티스트가 모두 주된 아티스트로 제시되는 형태일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제목에 사용된 기호 하나만 보고 계약 관계나 실제 제작 기여도를 추측해서도 안 됩니다.
음원 플랫폼에 표시되는 아티스트 정보는 레이블·배급사 등이 제공한 메타데이터와 발매 크레딧을 바탕으로 표시되며, 작품마다 표기 방식도 다를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feat.는 음악적 기여도를 순위처럼 표시하는 장치라기보다 해당 발매에서 아티스트가 어떻게 크레딧되어 있는지를 보여주는 표기로 이해하는 편이 정확합니다.
feat., with, &는 어떻게 다를까?
음악 제목을 읽다 보면 feat. 외에도 여러 방식이 등장합니다.
한번 나란히 놓아보면 이해하기 쉽습니다.
| 표기 | 일반적으로 읽을 수 있는 의미 |
|---|---|
| A feat. B | A의 곡에 B가 피처링으로 참여 |
| A featuring B | feat.를 줄이지 않은 형태 |
| A & B | A와 B가 공동 아티스트로 표시된 형태 |
| A with B | B와 함께한 작업임을 강조하는 표기 |
다만 이 표를 절대적인 규칙처럼 적용해서는 안 됩니다.
특히 with는 발매와 시대에 따라 사용 방식이 다양합니다. 밴드나 오케스트라를 함께 표시하기도 하고, 협업 관계를 나타내는 표현으로 사용되기도 합니다.
결국 가장 확실한 정보가 필요하다면 제목에 붙은 한 단어만 보는 것보다 해당 음원의 공식 크레딧을 함께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이 지점부터 음악 제목은 단순한 제목이 아니라 작은 데이터처럼 보이기 시작합니다.
feat.와 prod.는 완전히 다른 이야기다
힙합이나 전자음악의 정보를 보다 보면 feat.와 함께 **prod.**라는 표현을 만날 수 있습니다.
prod.는 보통 produced by 또는 producer와 관련된 표기로 사용됩니다.
즉 프로듀서를 알려주는 정보입니다.
예를 들어 래퍼 A의 곡에서 래퍼 B가 한 벌스를 맡았다면 B가 피처링으로 표시될 수 있습니다.
반면 비트를 만들고 곡의 제작에 참여한 프로듀서 C는 프로듀서 크레딧에 이름이 표시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피처링 = 다른 아티스트가 곡에 참여하는 방식의 크레딧
프로듀싱 = 음악 제작과 관련된 크레딧
으로 우선 구분하면 이해하기 쉽습니다.
물론 실제 음악 제작에서는 한 사람이 여러 역할을 동시에 맡을 수 있습니다.
피처링 아티스트가 작곡에 참여할 수도 있고, 프로듀서가 연주하거나 보컬에 참여할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현대 음악의 크레딧을 자세히 보면 Artist, Featured Artist, Producer, Songwriter, Composer처럼 여러 역할이 구분되어 있는 것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이것이 중요한 이유는 노래 한 곡이 우리가 화면에서 보는 대표 아티스트 한 사람만으로 만들어지는 경우만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피처링과 듀엣도 같은 말은 아니다
두 사람이 한 노래에서 번갈아 노래하면 흔히 ‘듀엣곡’이라고 부릅니다.
그렇다면 피처링과 듀엣은 같은 말일까요?
둘은 기준이 다릅니다.
듀엣(duet)은 기본적으로 두 명의 연주자나 가수가 함께 연주하거나 노래하는 음악적 형태를 가리킬 수 있습니다.
반면 featuring은 발매에서 참여 아티스트를 표시하는 크레딧의 성격이 강합니다.
따라서 두 보컬이 함께 노래하는 곡이 피처링 형식으로 발매될 수도 있지만, 두 사람이 공동 아티스트로 발표한 듀엣이라면 반드시 한 사람이 다른 사람의 피처링일 필요는 없습니다.
반대로 피처링은 두 사람이 함께 노래하는 경우에만 사용되는 것도 아닙니다.
랩 한 벌스가 될 수도 있고, 특정 연주가 될 수도 있습니다.
듀엣은 ‘음악에서 어떻게 함께하는가’를 설명하고, 피처링은 ‘참여 아티스트가 어떻게 표시되는가’를 설명한다.
처음에는 이렇게 구분해두면 충분합니다.
다음에 feat.를 발견하면 이름만 보지 말아보자
스트리밍 이전에는 음반 재킷이나 라이너 노트를 펼쳐 크레딧을 읽는 일이 지금보다 자연스러운 음악 감상 과정의 하나였습니다.
스트리밍 시대에는 훨씬 작은 화면으로 음악을 만나지만 크레딧 자체가 사라진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곡 제목 옆의 feat. 하나만 자세히 봐도 음악을 듣는 방식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다음에 좋아하는 곡에서 피처링 아티스트를 발견한다면 음악을 틀고 그 사람이 등장하는 순간을 찾아보세요.
목소리가 바뀌는가?
랩의 흐름이 달라지는가?
새로운 악기가 들어오는가?
그 사람의 등장 이후 곡의 분위기가 달라지는가?
그렇게 듣고 나면 feat.는 더 이상 제목 뒤에 붙은 영어 약자가 아닙니다.
한 곡 안에 다른 음악가가 들어오는 지점을 알려주는 단서가 됩니다.
그리고 크레딧을 한 번 보기 시작하면 또 다른 이름들이 눈에 들어옵니다.
Producer, Songwriter, Composer, Remixer.
우리가 한 사람의 노래라고 생각했던 한 곡 뒤에 실제로 얼마나 많은 역할과 사람들이 연결되어 있는지 살펴보는 것도 음악을 읽는 또 하나의 방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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